overthefence - baby you're n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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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test Posts by overthefence - Page 8

6 years ago
6 years ago

나의 슬픔을 온몸에 다 칭칭 두르고, 설렘은 이 안에 다 꽉꽉 누르고 넌 내 이야길 모두 믿지 왜 내 이야길 모두 믿니

‎CIFIKA의 Dooroogo - Single
Apple Music
‎앨범 · 2017 · 1곡
6 years ago
그 누구도 아닌 김고은

그 누구도 아닌 김고은

연기를 하고 싶어서 배우가 되고 싶었고, 배우가 됐는데 연기만 하는 게 배우가 아니더라고요. 요즘에는 프로란 무엇인지 계속 생각하게 돼요. 결국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계속 만들어나가야 되는 일 같아요.

선미는 ‘노트북도 있고 컴퓨터도 있지만 이렇게 해야 글을 잘 쓰는 것 같다’면서 연필로 글을 써요. 문득 3년 전 인터뷰 당시에 고은 씨가 꾸준히 일기를 쓴다고 했던 게 기억나더라고요. 지금도 여전히 일기를 쓰나요?

네. 어제도 썼어요. 그리고 얼마 전에는 일기를 쓰기 시작한 2008년도 다이어리를 꺼내 봤는데, 세상 어른이야.(웃음) ‘내가 이런 글을 썼다고?’ 싶기도 하고. 신기했어요. 어쩌면 지금보다 더 생각이 깊은 느낌? 그런 재미가 있더라고요.

지난 일기를 종종 보나요?

원래는 안 보는데 진짜 오랜만에 갑자기 보고 싶더라고요. 그때 <서툰 사람들>이라는 연극을 보고 왔다는데, 류승룡 선배랑 장영남 선배가 공연했던 거더라고요. 그거 보고 ‘아, 김고은 성공했네. 이제 다 인사하는 사이잖아’ 이러면서 뿌듯해하고.(웃음)

일기를 쓰는 건 어쩌면 그 순간의 나를 제대로 보관하고 싶은 마음을 반영한 행동일지도 모르겠군요.

지금도 일기를 쓰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제가 심한 기계치라는 거예요. 컴퓨터도 잘 다룰 줄 모르고, 스마트폰을 연동해서 사진 보관하고 이런 것도 잘 못해요. 그래서 핸드폰 박살 나면 사진 다 날리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사진은 항상 좋았던 순간처럼 찍히는 거니 그 당시의 기억을 왜곡시킬 수도 있잖아요. 하지만 일기는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쓰는 게 아니니까 그 당시의 심정을 가장 솔직하고 꾸밈없이 쓸 수 있는 공간이라 생각하거든요. 심지어 맞춤법이 틀려도 상관없고,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처절한 소리를 써볼 수도 있고, 이런 재미가 있어요.

6 years ago
“늘 사람 생각을 해요”

“늘 사람 생각을 해요”

사람으로 태어나면 다른 사람과 치고박고 상처 주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사람을 차별하는 사회에서는 굳이 안 받아도 될 상처, 굳이 안 줘도 될 상처를 줄 때가 너무 많아요.

한편으로는 ‘마음이 구겨져 있는 사람 특유의 과시’(127쪽)처럼, 관계 안에서 덜 가진 사람이 다른 사람을 상처 입힐 때도 있어요.

아마도, 사랑을 받아본 만큼 할 수 있을 거예요. 자기가 아무리 관대해지고 싶어도 그럴 수 없을 때가 생겨요. 그게 타고난 인간성이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오면서 자기가 생존하기 위해서 방어 기제를 만드는 건데, 그랬을 때 우리는 너무 쉽게 저 사람 너무 꼬였다고 생각해 버리잖아요. 결과적으로 이렇게 비인간적이고 경쟁이 심한 사회에 살다 보면 사람은 어느 정도 다 꼬여 있을 거고, 개인적인 관계에서는 서로 힘들게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렇고요.

이 문장이 좋았어요. ‘고통을 겪는 당사자를 포함해서 어느 누구도 그 고통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판단할 권리가 없다(180쪽)’. 작가님도 자신의 고통을 의심하는 순간이 많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되게 심했어요. 항상 세상에 저보다 고통 받는 사람, 극단적인 상황에 있는 사람이 많은데 고작 이런 거 가지고 징징대냐고 스스로 가혹하게 대했던 것 같아요. 조금이라도 저 자신의 괴로움을 스스로 공감하면 자기 연민이 아닌지 반성하고요. 그렇게 자기한테 박하게 하다 보면 다른 사람한테도 충분히 박하게 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마음속으로 ‘저 사람은 왜 별 것도 아닌 거 가지고 저러지?’ 하면서요. 그게 어른스럽고 쿨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아직도 저를 이해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가혹하진 말아야겠다고 이제야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7 years ago

나는 단지 누군가를 많이 좋아하고 싶었나 봐

7 years ago

초여름, 아이린

‘아이린’이라고 불린다. ‘레드벨벳의 아이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주현아”하고 부르는 사람도 물론 있다. 봄에 태어난 1991년생. 초여름 같은 날 그녀를 만났다. 

자기가 마음에 들어요? 저는 제 자신에 대해서, 느낀 것에 대해서 항상 적어두는 편이에요. 예전에는 항상 일기를 썼어요. 요즘은 짧게 짧게 메모를 해요.

아까 수첩에 메모하는 설정을 줬을 때, 그 모습이 착 붙는 이유가 있었군요. 패드에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과 펜을 눌러 쓰는 차이를 알죠? 정말 그래요. 집에서 잘 안 나가는데, 유일하게 가는 곳이 집 앞 카페예요. 거길 갈 때면 필통이랑 노트를 가지고 가요. 한적한 곳이라서 몇 시간씩 뭘 끄적이다 와요.

좋아하는 펜이나 종이가 있어요? 제가 생각을 해봤어요. 왜 나는 딱 이 펜이 좋아, 저 펜이 좋아, 이런 게 없을까. 왜 나는 딱 이게 좋고, 저게 좋고, 이런 게 없을까, 왜 나만의 것이 없을까.

(중략)

아이린은 무엇이 되고 싶어요? 저는, 항상 생각해요. 단단한 사람이 됐으면, 제가, 단단했으면….

아이린은 말을 자주 멈췄다. 눈물이 나서도 그랬고, 골똘히 생각하느라 그러기도 했다. 그 시간이 참 예뻤다. “저는 항상 생각을 했어요.” 다시 말을 시작할 때면 그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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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years ago
7 years ago

앞으로는 우리 자주 걸을까요 너는 다정하게 말했지 하지만 나는 네 마음을 안다 걷다가 걷다가 걷고 또 걷다가 우리가 걷고 지쳐 버리면, 지쳐서 주저앉으면, 주저앉은 채 담배에 불을 붙이면, 우리는 서로의 눈에 담긴 것을 보고, 보았다고 믿어 버리고, 믿는 김에 신앙을 갖게 되고, 우리의 신앙이 깊어질수록 우리는 깊은 곳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되겠지 우리는 이 거리를 끝없이 헤매게 될 거야 저것을 빛이라고 불러도 좋다고 너는 말할 거다 저것을 사람이라고 불러도 좋다고 너는 말할 거고 그러면 나는 그것을 빛이라 부르고 사람이라 믿으며 그것들을 하염없이 부르고 이 거리에 오직 두 사람만 있다는 것, 영원한 행인인 두 사람이 오래된 거리를 걷는다는 것, 오래된 소설 같고 흔한 영화 같은, 우리는 그러한 낡은 것에 마음을 기대며, 우리 자신에게 위안을 얻으며, 심지어는 우리 자신을 사랑하게 될 수도 있겠지 너는 손을 내밀고 있다 그것은 잡아 달라는 뜻인 것 같다 손이 있으니 손을 잡고 어깨가 있으니 그것을 끌어안고 너는 나의 뺨을 만지다 나의 뺨에 흐르는 이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겠지 이 거리는 추워 추워서 자꾸 입에서 흰 김이 나와 우리는 그것이 아름다운 것이라 느끼게 될 것이고, 그 느낌을 한없이 소중한 것으로 간직할 것이고, 그럼에도 여전히 거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그런 것이 우리의 소박한 영혼을 충만하게 만들 것이고, 우리는 추위와 빈곤에 맞서는 숭고한 순례자가 되어 사랑을 할 거야 아무도 모르는 사랑이야 그것이 너무나 환상적이고 놀라워서, 위대하고 장엄하여서 우리는 우리가 이걸 정말 원했다고 믿겠지 그리고는 신적인 예감과 황홀함을 느끼며 그것을 견디며 끝없이 끝도 없이 이 거리를 걷다가 걷고 또 걷다가 그러다 우리가 잠시 지쳐 주저앉을 때, 우리는 서로의 눈에 담긴 것을 보고, 거기에 담긴 것이 정말 무엇이었는지 알아 버리겠지 그래도 우리는 걸을 거야 추운 겨울 서울의 밤거리를 자꾸만 걸을 거야 아무래도 상관이 없어서 그냥 막 걸을 거야 우리 자주 걸을까요 너는 아직도 나에게 다정하게 말하고 나는 너에게 대답을 하지 않고 이것이 얼마나 오래 계속된 일인지 우리는 모른다

종로사가

7 years ago

stupid gravity

7 years ago

우린 오래 전부터 어쩔 수 없는 거였어 우주 속을 홀로 떠돌며 많이 외로워하다가 어느 순간 태양과 달이 겹치게 될 때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거야 하늘에선 비만 내렸어 뼈 속까지 다 젖었어 얼마 있다 비가 그쳤어 대신 눈이 내리더니 영화서도 볼 수 없던 눈보라가 불 때 너는 내가 처음 봤던 눈동자야 낯 익은 거리들이 거울처럼 반짝여도 니가 건네주는 커피 위에 살얼음이 떠도 우리 둘은 얼어붙지 않을 거야 바다 속의 모래까지 녹일 거야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 거야 얼어붙은 아스팔트 도시 위로 숨이 막힐 거 같이 차가웠던 공기 속에 너의 체온이 내게 스며들어 오고 있어 우리 둘은 얼어붙지 않을 거야 바다 속의 모래까지 녹일 거야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 거야 얼어 붙은 아스팔트 도시 위로 너와 나의 세대가 마지막이면 어떡해 또 다른 빙하기가 찾아오면 어떡해 긴 세월에 변하지 않을 그런 사랑은 없겠지만 그 사랑을 기다려줄 그런 사람을 찾는 거야

7 years ago
7 years ago
7 years ago

(twenty and believe everything is a sign from the unive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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